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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숙한 것을 버리고 ‘다르게’ 먹어보자

2021-11-19 13:03:09

‘육식의 윤리성’에 대한 고민은 꾸준히 해왔다. 그러다가 본격적으로 채식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불혹에 가까운 나이에 임신을 하고 출산을 하면서부터였다. 지금까지 1년 5개월 동안 되도록이면 채식을 하려고 노력해왔다. 물론 가끔씩 얍삽하게 토스트에 들어간 베이건은 고기도 아니다라는 생각으로 고기를 먹기도 했지만 대체로 거의 모든 식단을 채식으로 해왔다.

채식이 건강에 좋다는 것쯤이야 익히 다 알고 있는 사실인데 굳이 나까지 나서서 채식홍보대사가 되려는 것은 아니다. 채식만 답이고 육식을 비판하려는 생각은 전혀 없다. 채식은 어디까지나 스스로와 세상을 위한 보다 나은 선택지 중 하나이다. 다만 인생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임신과 출산을 경험하면서 채식을 선택했고 고령산모임에도 임신성 당뇨나 철분 부족, 단백질 부족 등 아무런 이상증상 없이 20분 간의 진통만 겪고 건강한 아기를 낳은 사람으로서 익숙한 것을 버리고 다르게 먹을 필요는 있지 않을까 하는 단상을 정리해보고 싶었다.

채식주의는 허용하는 음식에 따라서 여러 단계로 구분된다. 가장 낮은 단계인 폴로채식은 고기 중에서 소고기와 돼지고기 등 붉은색을 띠는 고기를 먹지 않지만 닭고기를 포함한 가금류는 먹는다. 또한 생선과 조개, 닭알 및 동물로부터 나온 유제품도 먹는다. 폴로의 바로 웃 단계인 페스코는 닭고기도 먹지 않는다. 폴로나 페스코 채식을 하는 사람들을 준채식주의자라고 하며 채식주의자와 구별하기도 한다.

한단계 더 올라가 락토-오보에서는 바다에서 나는 어패류까지 먹지 않는다. 락토-오보가 닭알과 유제품 모두 먹는 반면 락토는 유제품은 먹지만 닭알을 먹지 않으며 오보는 반대로 유제품을 먹지 않으면서 닭알은 먹는다. 더 높은 단계의 완전한 채식주의자 비건은 닭알과 유제품 모두 먹지 않는다. 비건이 동물성 식재료나 실험을 거친 제품을 일절 섭취하지 않는 가장 엄격한 단계의 채식을 100% 실천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평소에는 비건이지만 상황에 따라 육류나 해산물을 먹는 경우 플렉시테리언이라고 부른다. 채식주의자로 알고 있던 인도인 친구가 고기 먹는 것을 보게 돼 왜 먹느냐고 물었더니 “오늘은 채식 먹는 날이 아니다”라고 했다. 채식주의자가 되는 배경은 다양하다. 가정환경, 국가의 특성상 채식 위주로 먹으며 자랐다면 식습관이 배여 성인이 된 후에 반드시 채식해야 하는 상황이 아니여도 채식주의자로 살아가기가 쉽다. 지구환경이 나날이 악화함을 우려해 동물을 보호하면서 생명을 존중하는 마음으로 비건을 선택하는 사람도 있다. 채식을 한끼 하면 비채식에 비해 탄소배출량이 4분의1 이하로 줄어들어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효과가 있다. 식용 목적으로 동물을 죽이는 장면을 본 이후 육식을 꺼리는 사람도 있다.

최근에는 내 삶에 ‘채소’를 더하는 방식으로 어렵지 않게 채식을 시도하는 사람들도 종종 만나볼 수 있다. 그런 변화를 찾은 건, 한 캠페인에서부터 시작됐다. '채소한끼, 최소한끼'. 스타일리시한 이 문구는 그린피스에서 진행하는 캠페인이다. 그린피스는 육류를 만들기 위해 운영되는 현재의 공장식 축산을 줄이고 기후 위기의 시대에 현대인들이 실천할 수 있는 기후 대응 방법으로 ‘채식’을 추천하고 있다.

비건을 계획하는 사람들 중에서도 처음부터 완벽하게 육식을 하지 않는다거나 동물성 재료를 배제하는 것이 쉽지만은 않은 것 역시 사실이다. 때문에 비건을 지향하거나 응원하고 싶을 땐 우에 소개된 ‘비건 캠페인’을 통해 하나씩 바꿔가는 것부터 시작해 보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 ‘육식’을 하는 회수를 줄이고 내가 먹고 사는 물건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알다 보면 건강한 습관을 기르는 것은 물론 환경까지 지키는 ‘보다 나은’ 방법을 선택하게 될 것이다.

육식은 기후변화와 지구의 미래와도 련관된 문제다. 지구온난화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 중 하나로 공장식 축산이 지목되고 있다. 밀집되고 비위생적인 공장식 축산 환경은 인수공통 감염병을 확산시키고 있다. 인간이 살기 위해서도 이젠 익숙한 것을 버리고 ‘다르게 먹을’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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