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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전하는 꼴찌에게도 박수갈채를

2021-11-19 13:03:09

현대사회에서 경쟁에서 1등을 했거나 이긴 사람은 박수갈채를 받게 되지만 꼴찌를 한 사람은 사람들의 주목을 받지 못한다. 갈채는 뭐니 뭐니 해도 승자의 몫이다. 더구나 기록을 갱신한 승자의 경우, 불꽃축제처럼 화려한 박수갈채가 쏟아지고 우러르는 동경의 대상이 되며 두고두고 호명되고 회자된다. 만약 꼴찌에게 갈채를 보낸다면 어떨가?

꼴찌에게 보내는 갈채는 씁쓸하고 억지스럽다. 그만큼 우리는 언젠가부터 일등만 추구하는 지나친 경쟁 위주의 사회에 살고 있다. 이는 포스트모던사회에 들어서면서 신자유주의 체제의 무한경쟁으로 인한 불확실성과 적자생존의 압력 속에서 무엇이든 수자로 우렬을 책정하기 좋아하는 현대사회 분위기와도 관련이 있다.

수자라는 건 언제나 비교하기 쉽고 서렬을 매기기 용이하다. 네모와 동그라미 같은 도형은 서렬을 매기기 어렵지만 1, 2, 3과 같은 수자는 한눈에 표가 난다. 결국 수자적 삶이란 계속하여 비교하고 비교되고 서렬이 매겨지는 삶이라 할 수 있다. 인간은 타인과의 비교 속에서 가장 처참해진다. 그 속에서 우리는 낮은 값어치로 매겨질가 안절부절못하고 끊임없이 자신의 위치와 서렬을 확인하고 체크한다. 그러기 위해서 사회적으로 혹은 개인적으로 세워진 수자의 기준 속에서 개인 리력서에 쓸 수자들을 위해 분투하고 쉴 새 없이 계산기 자판기를 두드리며 사람의 모든 걸 수자로 환원시키는 수자의 삶에 빠져들어 있다.

실제로 아이큐가 지혜를 측정할 수 없고, 친구의 수자가 관계의 깊이를 증명할 수 없으며 집의 평수가 가족의 화목과 행복을 보장할 수 없고, 년봉이 그 사람의 인격을 대변할 수 없다. 진정한 가치는 수자로 측정되지 않는다. 삶의 가장 중요한 것은 수자가 담을 수 없는 것들에 있다.

한국의 녀류작가 박완서의 수필 <꼴찌에게 보내는 박수갈채>에서는 마라톤에서 무서운 고통과 고독을 감수하면서 등수와 상관없이 묵묵히 뛰는 꼴찌의 삶,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자기 일에 최선을 다하는 꼴찌의 삶도 당당하여 칭찬받아 마땅하기에 꼴찌에게도 박수갈채를 보낸다고 하였다.

꼴찌주자는 쓸쓸하고 사람들의 외면을 받기 십상이다. 선두주자를 기다리는 응원객과 구경꾼들이 어느새 흩어져 없고 홀로 남은 려정을 계속 달려야 할 때, 꼴찌주자에게는 많은 고민들이 있을 것이다. 누구도 관심을 갖지 않는 고독과 외로움, 고통으로 남은 여정을 꼴찌로 계속하여 달려야 할지? 아니면 중도포기 해야 할지? 꼴찌인 나를 어떻게 볼 것인지? 등등이다. 실제로 꼴찌주자가 마지막 완주하기까지에 대결해야 할 적수는 자기와의 싸움이다.

마라톤이라는 지루하고 기나긴 려정을 달려간다는 것, 꼴찌주자는 모든 환호와 영예의 우승자와는 달리 관중들의 무관심속에서 환호 없이 달리는 고독에 익숙해야 하고, 승리나 기록을 위해서가 아니라 완주하려는 일념으로 앞으로만 나아가는 무서운 의지력이 있어야 하며 인간이 가장 견디기 힘든 꼴찌라는 수치심도 지워버려야 한다. 마라톤이 슬프도록 정직하고 아름답게 보이는 리유가 바로 자신과의 싸움을 극한 상황까지 몰고 가는 데 있고 그 기나긴 시간을 꾸준히 해나간다는 것에 있다고 할 수 있다. 마라톤은 극대화 된 고통과 고독과 극기를 요구하는 장거리 운동이다.

우리의 생활 또한 마라톤과 흡사하다. 끝없이 펼쳐진 마라톤이라는 인생의 길에서 우리는 어제를 뒤로 하고 내일을 바라보며 오늘에 끝없이 경주한다. 그 과정이 즐거움으로만 되어 있는 게 아니다. 어쩌면 인생이란 고통으로 점철된 마라톤인지도 모른다. 불교에서는 인생을 고해(苦海)라고 표현했다. 인간은 고통의 바다에서 헤엄치는 한 마리 물고기, 그 고통 속에서 자신과의 싸움을 통하여 부단히 성숙하고 성장하고 성공한다. 고통을 겪은 사람이 모두 성공할지는 몰라도 성공한 사람의 이면을 현미경으로 확대해보면 무수한 실패와 좌절이라는 개미들이 수만마리 지나간다. 이 속에서 그들은 참고 견디고 자신과의 싸움을 통해 새롭게 태여난다.

미국 미시간주 앤아버(Ann Arbor)라는 곳에는 세계 유일의 실패박물관이 설립, 운영되고 있는데 1년에 20만명이 다녀간다고 한다. 미국의 실패 연구 권위자 로버트 맥메스가 40년에 걸친 연구와 수집 끝에 1990년 설립한 실패박물관에는 식료품에서 가정용품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실패작들이 전시되어 있다. 코카콜라 회사도 보관하고 있지 않은 1980년대의 실패작 무색콜라의 샘플을 비롯해 심지어는 일본, 호주 등 외국의 실패작들까지 볼 수 있다. 7만여 점의 실패를 한눈에 볼 수 있다는 실패박물관에서 많은 관객들은 실패의 원인을 꼼꼼히 종합 분석하고 거기에서 성공으로 가는 열쇠, 즉 거듭되는 실패 속에서의 성공의 해답을 찾는다 한다.

일본과 미국에는 실패를 전문적으로 연구하는 실패학이 학문으로 정립되어 실패학회가 있고 정기적으로 ‘실패학 국제세미나’가 열리고 있는데 실패학은 주로 첨단 기술과 과학의 최고 단계에서 다뤄지고 있다. 일본의 경우, 실패학회에는 히타치, 후지쓰, 미쓰비시 등 일본 대표 기업이 참여하고 있으며 실패학은 경영학 석사(MBA)보다 100배 효용이 있다고 평가받고 있다. 실패학이 성공학을 의미하기도 하기 때문이다.

최근 한국에서도 남녀로소를 불문하고 실패 바람이 불고 있다. ‘실패학 국제세미나’가 열리는가 하면 회사에서 실패 사례 분석은 물론 실패 보고서에 실패 파티까지 열리고 있을 정도다. 삼성 에버랜드만 해도 직원들 사이에서 열리는 실패 파티가 큰 화제라 한다. 팀원들이 빙 둘러서서 붉은색 양초를 X자형으로 꽂은 케이크를 앞에 놓고, 실패한 직원의 실패 발표에 이어 생일 축하 노래의 가사만 ‘실패 그만 합시다’로 바꾼 축하 노래까지 선사한다고 한다. 게다가 서울의 한 유치원에서는 정기적으로 자신의 잘못을 반성하는 시간까지 있을 정도다.

프랑스 철학자이자 작가인 샤를 페팽 (Charles Pépin)은 저서 <실패의 미덕>에서 세네카, 키케로, 사르트르, 프로이트를 통해 실패를 다른 시선으로 보게 이끌고, 우리 삶에서 실패가 갖는 긍정적인 의미를 찾아낸다. 그는 “실패는 우리가 가능성을 갖고 있고 그 가능성에 도전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증거이며, 단 한번도 실패를 겪지 못한 삶이 진정한 실패”라고 말한다. 성공이 도취로 우리의 눈을 가린다면, 실패는 현실과 만나고 자신에게 정직해질 기회와 다양한 해법 등 성공을 위한 더 많은 가능성을 열어 준다는 사실을 알려 준다. 실패에서 배우면 큰 실패를 막고 성공의 지렛대로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도쿄대학 명예교수 하타무라 요타로는 저서 <써먹는 실패학>에서 실패 없이는 발전도 없다, 실패에 굴하지 않는 사람이 되라, 실패 원인은 여러 계층으로 되어 있다, 실패는 방치하면 더 커진다, 하나의 큰 실패 앞에는 300개의 작은 실패가 예고되고 있다, 실패를 분석할 수 있는 사람이 되라, 완성도 높은 시나리오를 여러 개 갖고 있으면 실패를 예방할 수 있다, 실패를 창조로 바꾸는 사람이 되라, 실패를 살리는 리더가 되자 등으로 개인이 직장에서, 개인 비즈니스를 하는 사업 현장에서, 실패를 줄이거나 예방해 가장 효률적으로 일하는 방법, 개인이 실천할 수 있는 실패 리용법을 소개하고 있다. 끊임없이 분석하고 다시 도전하느냐 않느냐에 따라서 실패를 거듭되는 실패의 씨앗으로 남겨두느냐 성공을 위한 디딤돌로 만드느냐가 결정된다.

실패를 받아들이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도전하는 삶, 열심히 뛰고 있는 꼴찌주자에게 보내는 박수갈채, 바로 여기에 이러한 도전정신에 대한 긍정과 격려가 있다.

우리의 사회가 고난을 딛고 실패를 극복할 줄 아는 인내심과 끊임없이 도전할 줄 아는 끈기 있는, 타인의 아픔과 고통을 리해하고 그 노력을 찬미할 줄 아는, 인간으로서의 삶, 륜리로서의 삶을 중시하는 인간존중의 사회가 만개하였으면 하는 바람이다.

끝으로 정호승의 시 ‘내가 가장 사랑하는 사람’ 전문을 인용한다.

나는 그늘이 없는 사람을 사랑하지 않는다

나는 그늘을 사랑하지 않는 사람을 사랑하지 않는다.

나는 한그루 나무의 그늘이 된 사람을 사랑한다

햇빛도 그늘이 있어야 맑고 눈이 부시다

나무그늘에 앉아

나뭇잎 사이로 반짝이는 햇살을 바라보면

세상은 그 얼마나 아름다운가

나는 눈물이 없는 사람을 사랑하지 않는다

나는 눈물을 사랑하지 않는 사람을 사랑하지 않는다

나는 한방울 눈물이 된 사람을 사랑한다

기쁨도 눈물이 없으면 기쁨이 아니다

사랑도 눈물이 없는 사랑이 어디 있는가

나무그늘에 앉아

다른 사람의 눈물을 닦아주는 사람의 모습은

그 얼마나 고요한 아름다움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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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올해에 열린 2020 도쿄올림픽 륙상 남자 400미터 계주 예선경기에서 15차례나 올림픽에서 우승할 만큼 한때 최강자로 불리우던 미국 남자팀이 배턴 련결동작이 매끄럽지 못하여 결국 결승 진출이 좌절되였다. 미국 륙상의 전설로 불리우는 칼 루이스는 이날 경기 장면을 목격하고 혹평했다. “이번 계주 경기에서 미국 대표팀은 단 하나도 잘한 게 없다. 배턴을 넘기는 시스템도 틀렸고 앞뒤 주자가 발을 맞추는 동작도 틀렸다"며 "완전히 리더십이 무너진 상태였다”고 지적했다. 이날 경기를 관람하면서 떠오르는 생각이 있었다. 미국 륙상팀의 실력이 예선에서 탈락할 만큼 저조한 실력은 아니지만 결과적으로 탈락한 데는 자신을 너무 과대평가하고 준비가 부족했기 때문이다. 이 세상에 당연한 것은 아무 것도 없다. 자신을 너무 괜찮다고 생각하는 순간부터 불행은 찾아온다.
  • 하루아침에 성공을 한 것 같은 사람들, 이 사람들은 지름길을 발견하고 편한 삶을 누리는 것 같지만 이 사람들에게 하루아침이란 없다. 그곳에 이르기까지의 힘들고 어렵던 과정이 분명히 있었다는 것이다.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 끊임없는 반복과 련습으로 무장해야 한다. 같은 일을 반복하다 보면 누구나 짜증이 나기도 하고 지겨워진다. 그러나 성취하는 사람들은 잠시라도 멈추지 않는다. 한때 인터넷에서 한국의 발레리나 강수진의 발을 찍은 사진이 화제가 되였다. 녀자의 발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뼈가 튀여나오고 심하게 문드러진 발, 하지만 그녀는 “몸이 아프지 않은 날은 련습을 게을리했다고 반성하게 된다”라고 말해 큰 감동을 안겨주었다.
  • 청춘에게는 불가능이란 없다고 했다. 살아갈 날이 많고 걸어갈 길이 멀기에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도전하여 목표를 이루어내고 빛을 볼 가능성이 충분하기 때문이다. 청춘이라면 무언가 희망하며 이루려는 마음, 실현하고 싶은 꿈을 마음껏 가져볼 필요가 있다. 물론 인생의 초반이고 여의치 못한 주변환경으로 미래가 불투명하고 앞날이 막연하게 느껴질 때도 있겠지만 저도 모르게 마음속 깊은 곳에 살포시 내려앉은 꿈의 씨앗은 하루하루 열심히 분투하면서 살아가는 동안 그것을 자양분으로 어느새 싹트고 뿌리내리며 꽃으로 피여날 준비를 마친다. 꿈은 일단 가지고 품는 게 중요하다는 것이다. 여기서 한 지인의 진솔한 이야기를 해볼가 한다. 가난한 농촌에서 자란 그 사람은 중학교시절 지리, 력사 교과서에 나오는 유럽 력사유적지들에 짙은 호기심을 느끼면서 한번 가볼 수 없을가 하는 생각을 막연하게나마 가져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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