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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니소설 | 아픈 마음- 박일

2022-01-21 23:58:17

稿件详情그날 밤, 교외로 취재 갔던 내가 차를 몰고 밤늦게 귀가하는데 건국공원 근처에서 문뜩 아이를 업은 함차장이 팔을 저으며 택시 잡는 모습이 눈에 띄였다.

“아니,차장님이 어떻게?…”

“어머~ 박기자?! 우리 몽이 갑자기 열이 40도 넘어 병원엘 가려구…”

나는 급히 함차장 모녀를 차에 태우고 그곳에서 가까운 홍십자병원으로 갔다. 의사는 류행성감기를 의심하더니 열이 내리는 링게르주사를 아이 몸에 꽂았다. 미상불 반시간쯤 지나니 열이 내리기 시작하였고 그러자 아이는 잠이 들었다.

“박기자는 참재간둥이네요… 어쩜 조선족 장기도 우리 신문사에서 제일 잘 한다면서요?!”

“과찬입니다, 전 언제쯤이면 차장님처럼 멋진 기사를 쓸 수 있을런지…”

나보다 네살 이상인 뉴스부 함차장은 교통사고로 남편을 잃고 딸애와 둘이 살고있었는데 녀성답고 반듯한 데다 신문사에서 필력이 뛰여나기로 정평이 나 있었다. 그런 함차장을 석사를 졸업하고 두해째 뉴스부에서 일하는 내가 은근히 탐나 몰래 가슴을 앓고 있었다. 그런데 그녀는 아니였다.

“저는 차장님을 누나라고 부르고 싶은데요?”

내가 이럴라치면 어느 사이 작두로 내 혀를 썩뚝 자르듯“노” 하고 외마디 영어를 했다.

링게르 주사가 끝나자 몽이 몸의 열도 깨끗이 내렸다. 그래서 깊은 밤 나는 함차장이 사는 아파트 구역까지 그들 모녀를 바래다 주었다.

했더니 함차장은 휴일날 나를 특별히 자택으로 초대했다.

달포전에 소학생이 되였다는 몽이도 나를 보고 반가워서 어쩔줄 몰라했다. 내가 귀한 대접을 받고 함차장네 집을 나설 때 몽이는 기자 삼촌 같이 태양도로 놀러가고 싶다고 했다.

“오케이!”

나는 몽이를 번쩍 들어올렸다.

몽이와 약속한 그 휴일이 오자 우리 셋은 태양도로 놀러 갔다.

나는 이게 꿈일가봐 손으로 코끝을 비틀어 보았다. 몽이가 애들의 유희장에 들어가 노느라 정신없을 때, 나는 곁에 나란히 앉은 함차장의 손을 슬며시 쥐였다. 함차장은 손을 빼지 않았다.

“박기자는 내가 애까지 달린 몸이라는 걸 잘 알텐데?”

“저의 어머니는‘네놈은 코 꿰지 않은 송아지처럼 물불 모르는 녀석이라 네짝은 야무지고 못된 녀자였으면 좋을텐데’ 이랬습니다.”

“호~ 그뒤에도 어머니께선‘그리구 너보다 나이가 많았으면 좋겠구… 거기에 애까지 달렸으면 더 좋겠다’ 이러신거죠?”

함차장의 익살에 나는 턱을 쳐들고 벌렁벌렁 웃었다.

그렇게 함차장과 심장이 떨리는 사랑을 시작했다.

“박기자! 달리 듣지는 말아요… 내가 몽이한테 우리 두사람 관계를 말했더니…”

“그랬더니?…”

“몽인 박기자가 그냥 삼촌이면 좋겠고 새 아빠되는 건 싫대요… 간밤엔 자기 아빠사진까지 품에 안고 자면서…”

함차장은 나의 손을 꼭 잡더니 몽이가 마음이 돌아 설 때까지 천천히 기다리자고 했다. 나는 그 말에 머리를 끄덕였다.

“기자 삼촌!”

그랬는데 뜻밖에도 몽이한테서 전화가 왔다. 점심에 자기네 학교 대문앞으로 오라는 것이다. 나는 두눈이 휘둥그래 몽이네 학교로 달려갔다.

“기자 삼촌… 삼촌이 새 아빠되는 거 전 이제부터 반대하지 않을래요!”

“오- 그래?”

몽이는 어제밤 엄마가 방에서 혼자 슬프게 우는 소릴 들었다고 했다. 엄마는 기자 삼촌을 좋아하는데 자기가 반대해서 가슴이 아파 운 거란다.

“엄마는 이 세상에서 나를 제일 예뻐하는데 나는 엄마 마음을 아프게… 아프게…”

몽이는 울음을 터뜨렸다. 나는 어깨를 들먹이는 몽이를 얼른 품에 안았다.

나는 몽이가 선물하는 특별뉴스를 들고 편집부로 돌아왔다. 그런데 이 기쁨을 함께 나눌 함차장이 보이지 않았다. 어디로 갔는지 휴대폰마저 그냥 꺼져있었다.

바보같은 나는 다음날 몽이가 급히 병원에 입원해서야 그 애가 무서운 백혈병에 걸린 걸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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