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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사탕 네알- 신영애

2021-11-20 10:1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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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분간 업간휴식을 타서 애들이 외워 쓴 열독문제를 검사하던 나는 그만 얼굴을 찡그렸다.

  “누가 여기다 답안을 쓰랬니?”

  저도 모르게 새된 소리가 나갔다. 관우가 검사용 시험지에다 직접 답안을 써넣었던 것이다.

  열독문제를 외운 정황을 검사할 때면 나는 늘 물음만 적은 5~6매의 시험지를 준비한다. 그리고 검사 받으러 나온 학생들에게 나누어 주어 그들이 문제를 보며 자기가 준비해온 필기책에 답안을 쓰게 한다. 그런데 관우가 그 간격이 좁은 대중용 시험지에다 답안을 깨알같이 적어 넣는 바람에 아이구! 하고 저도모르게 비명이 나갔던 것이다.

  이때 뜻밖의 일이 발생했다. 영걸이와 광덕이가 내 비명소리를 듣고 히죽히죽 웃으며 교탁으로 다가오더니 수정테이프로 관우가 쓴 그 글들을 하나하나 지우기 시작했다. 순간 나는 이 유치하면서도 따뜻한 행동에 할 말을 찾지 못했다. 그냥 지우게 하자니 이제 사무실에 돌아가면 얼마든지 컴퓨터에서 뽑아낼수 있는 일에 시간만 랑비하는 거 같았고 지우지 말라고 제지하자니 애들의 선행에 찬물을 끼얹는 것 같았고… 그래서 이 ‘싱거운’ 공정이 다 끝날 때까지 기다려 줄 수 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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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편 힘들게 하나하나 지우는 그들의 모습이 우습기도 하고 귀엽기도 했다. 키가 껑충 커서 막 어른티가 나는 그들이 일부러 환심을 사기 위해 쇼를 하는게 아닐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그들의 태도는 너무 진지했고 너무 대범했다. 전혀 꾸밈이 없었다.

  문득 내 마음에 한줄기 따스함이 어눌하게 솟아올랐다. 그 순진무구함, 그것은 이 또래 아이들에게만 있는 특유의 관심과 사랑의 고백이였다.

  언젠가 포장지가 다 모지라지고 손때가 얼룩진 사탕 네알을 건네주던 중1생이 있었다. 느닷없는 호의에 고마워하며 받아왔지만 그걸 입안에 넣고 싶은 생각은 조금도 없었다. 단 것을 멀리해야 하는 년령인지라 사무상 서랍에 넣어 두었다가 다른 애에게 주어버렸다.

  교사절이면 꽃 한송이를 건네주며 무등 뿌듯해 하는 애들도 많다. 그 꽃송이들도 어데다 간수할지 몰라 그대로 책꽂이에 꽂아 두었다가 시들면 던져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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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렇듯 중학생들의 관심과 배려는 매우 단순하다. 하지만 어른들은 늘 한걸음 혹은 두세걸음 더 나아가 상대방의 심정까지 고려하고 지어는 그 심정에 따른 상대방의 행위판단까지 헤아려보며 골머리를 썩인다. 그리고 늘 그것을 사리깊은 현명한 처사라고만 여긴다.

  한동안 나는 돈 10전을 더 주냐 마냐로 고민한 적이 있다. 동료가 위챗으로 과일장사를 했는데 가격이 하필 다 19.90원 29.90원 39.90원이였다. 그래서 ‘통이 크’게 20원 30원을 주자니 동료가 거스름 돈 10전을 돌려주느라 더 민페가 될 거 같았고 그렇다고 딱 맞게 19.90원 29.90원을 주자니 너무 쪼잔해보였다.

  결국 형제사이에도 계산이 정확해야 한다고 생각되여 딱 맞는 금액인 19.90원 29.90원쪽을 선택했지만 동료가 나를 쪼잔하게 볼거 같아 마음은 그냥 께름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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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런데 몇달후 나도 그 위챗장사를 하게 되였다. 그제야 20원 30원을 보내준 사람들에게 거스름돈 10전을 되돌려줄 수 없다는 것을 새삼스레 깨닫게 되였다. 그것 역시 너무 쪼잔해보였고 선심을 쓴 마음에 대한 모독인 것 같아 보였다. 어떤이들은 29원 하는 과일도 30원씩 보내주었다. 그래서 1원을 되돌려주면 아예 받지를 않았다. 그래서 그것이 또 나에게 부담이 되기도 했다.

  이것저것 고려가 많은 것도 일종 버거움이였다. 아예 중학생들처럼 내 마음만 고려하며 20원, 30원씩 척척 주었더라면 적어도 나 자신의 체면만은 세울수 있을 게 아닌가? 그야말로 뱀에게 발을 그려주는 격으로 10전때문에 길게 고민하는 그 자체가 부질없는 로파심이 아닐 수 없다.

  그래서 생각해본다. 만일 중학생들이라면 이런 상황에 맞닥치면 어떤 반응이였을가? 그들은 아마 순수한 마음으로 이 모든것을 상대할 것이다. 일처리에서도 친구들 사이도 이웃과도 그때 그 시각 그 상황 그 마음만 직시하고 사고하고 판단하며 진심을 다 할 것이다. 마음에 들지 않으면 화끈하게 화를 내고 좋으면 열렬하게 포옹하고 기쁘면 활짝 웃어주고 슬프면 왕왕 울음을 터뜨리고… 적어도 색안경을 끼고 남의 눈길을 의식하며 이 세상을 면대하는 버거움은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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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람들은 흔히 고민이 많아지면 성숙되고 철이 들었다고 한다. 나 역시 오래동안 고중생들을 가르치면서 교탁주위를 맴돌거나 수업시간에 헛소리로 ‘수업기분을 돋구’는 애들을 철이 덜 든 애들로 점찍어왔다. 고중생들에게는 더는 사탕을 건네주거나 꽃 한송이를 건네주는 애들이 없었다. 그래도 늘 그것만 정상으로 여겨왔는데 애들이 수정테이프로 시험지를 지워주던 그날 처음으로 중학생들처럼 세상을 마주하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중학생들의 단순한 마음으로 하고싶은 말을 하고 하고싶은대로 세상을 대한다면 그 마음이 무척 가벼워질게 아닐가 싶었다. 사람들 사이도 보다 생기가 넘치고 보다 따뜻해 질거 같았다.

  그제야 학생들 속에 있으면 왜서 늘 마음이 편안해 지는지 그 리유를 알 것 같았다. 그들의 단순함이 적어도 그들을 대할 때만이라도 시름놓고 단순하게 살아가도록 나를 감화시키고 있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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