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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 | 엄마의 손 - 정국선

2021-12-12 15:07:23

지난 심리상담연수기간 자신의 손을 석고손으로 만들고 완성된 석고손을 바라보며 손들에 대한 인터뷰를 적는 동안 나는 마디마디가 부풀어나고 어성하게 변형된 엄마의 손을 떠올리며 엄마의 손에 대한 짜릿한 이름못할 아픔과 함께 엄마 손의 내면을 들여다 보는 소중한 시간을 가져 보게 되였다.

외할머니 배 속에서 방금 태여났을 때만 해도 엄마의 손은 애고사리처럼 여리고 보드랍고 귀여운 손이였을 것이고 아버지와 결혼하던 당시도 어여쁜 아가씨의 섬섬옥수였으련만 장장 칠십여년이란 세월의 세파에 시달리며 엄마의 손은 울퉁불퉁 불거져 나오고 볼품없이 심하게 변형이 되여 쇠갈구리 같고 소나무등같이 거칠어지고 억세졌다.

엄마의 손은 엄마가 아홉살나던해부터 산후풍으로 앓고 계시는 외할머니 대신 재불에 암죽을 끓여 막내 삼촌을 살려낸 손이고 열살나던 해부터 우물의 드레박을 자아올려 초롱에 물을 담아 지고는 집으로 날라다 하루 삼시 식구들에게 감자 삼고 겨떡을 빚어 끼니를 장만하여서는 식탁에 올리면서 가사의 고역에 시달리던 손이였다.

오십년대 중반, 마을 개척 당시 치마폭에 메기 잡아담던 신화같은 이야기를 엮어낸 엄마의 손은 뙈짱떼기 옮기고 풀뿌리 뽑으며 논밭을 일구어서 마을을 개척한 손이고 집체농사시절에 찬 물에 손 담구고 겨울 추위에 손 얼구며 마른일 궂은일 가리지 않고 억척스레 일만 하던 손이다. 그러면서도 엄마의 손은 예쁜 치마자락 한번 만져보지 못하고 가난을 반죽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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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하여 할머니를 모시고 삼촌과 고모네를 시집, 장가 다 보내고 나서는 문화대혁명의 어열로 앓고 계시는 아버지의 병을 치료하고저 돈이 될만한 가장집물을 다 팔고도 부족하여 첫날 치마저고리마저 팔아 약값을 장만하고 정성들여 아버지의 약을 사드리며 고생해야 했다. 엄마의 손은 심한 겨울 추위에 자식들이 얼세라 힘든 일에 지친 몸을 쉬이지도 못하고 등잔불 켜놓고 자식들의 솜옷을 밤도와 지어 입히던 손이다. 자식들이 아프면 밤잠을 지새우며 약을 먹여주던 엄마의 손은 가난과 고생 속에서도 따스한 사랑을 지니고 고달픈 인생살이에 굳세고 억세여만 했다.

80년대의 개혁개방을 맞으며 농호마다 땅을 분배받고 호도거리 책임제를 하면서부터 엄마의 손은 더 닳도록 일을 해야 했다. 양돈업도 할라 한전도 다룰라 논농사도 지으랴 봄파종부터 가을걷이까지 심지어 농사군이 한가하다는 겨울에도 엄마의 손은 쉴새가 없었다. 부지런한 두 손으로 돈을 장만하여 자식들을 공부시키고 시집장가 보내고 벽돌집 장만하고 가정생활을 윤택나게 했다. 쉰고개를 바라보며 한국행을 해서 아버지와 함께 고국땅 남북을 넘나들며 마른일 궂은일 가리지 않고 장장 오년이란 세월을 쉴새없이 일만 하며 온가족이 유족한 생활을 자랑할 수 있도록 부를 창조하신 거룩한 손이다.

이제는 생활이 활짝 피였지만 엄마의 손은 쉬여갈줄 모른다. 홀로 계시는 이웃집의80여세의 할머니네 채마도 심어주고 음식도 해드리며 동네 아이들도 제집 손자손녀처럼 아껴주고 보살펴 주기도 한다. 

이제는 편히 만년을 보내야 할 어머니, 하지만 자식들에 대한 사랑으로 불타는 마음을 식힐줄 모르고 엄마는 아픈 손을 쉬일줄도 모른다.

따스한 봄부터 아픈 손으로 옹기종기 집터전을 다루어서는 푸르싱싱한 야채로 자식들께 사랑을 전해오고 가을이면 고추 말리고 김장해서 보내주고 겨울이 되면 울퉁불퉁 메주덩이를 빚었다가는 봄 되면 장 담그고 간장 졸여 보내주며 끝없는 엄마의 사랑을 자식들게 주고 또  준다. 엄마가 너무 좋고 엄마가 불쌍하고 엄마의 변형된 손이 너무 안스러워서 내가 종종 물만두나 간식들을 만들어 챙겨주시면 엄마는 내가 힘들어질가봐 나이들면 별로 먹고 싶은것도 없고 엄마집에도 없는 것이 없다면서 아무 것도  안보내도 괜찮다며 나더러 고생말라고 하신다. 그리고 변형된 손으로 찰떡이라도 만들어 보내군 하는데 엄마의 손으로 만들어진 음식은 맛없는 게 없으며 돈을 주고도 살수 없는 이 세상 최고라 할 수 있다.

세월의 고달픔에 반죽되여 마디마디가 굵어지고 구불지고 쇠갈구리처럼 변형된 된 엄마의 손, 이젠 돈걱정 입을걱정 먹을걱정 없어 건강하게 잘 살아만가야만 하는데, 마을의 로년협회에서 재미있는 활동으로 여유롭고 즐거운 생활로 만년을 보내야만 하는데 예쁜 꽃치마도 사입고 값진 털외투도 몸에 걸치고 유들유들 잘 살아야 하는데... 엄마의 변형된 손마디에 예쁜 금반지만은 사치라 할만큼 바라보고 부러워 할뿐 손에 끼워 볼수 없는 서글픈 현실이 되였다. 맛나는 음식들도 든든치 못한 치아도 치아려니와 갈구리처럼 변형되고 굳어진 어성한 두손으론 섬세한 음식 작업을 할 수 없어 가마에 삶아 칼로 썩둑썩둑 삶아서 드시는 수밖에 없는 가슴아픈 현실로 되였다.

엄마는 가족을 위해 자식들의 행복을 위해 자신의 손을 혹사시키면서 손마디마디에 뼈가 살아나는 아픔도 극심했을 텐데 곁에 있는 자식이나 먼 곳에 떨어져 있는 자식 누구에게든 혹시 짐이될가 념려되여 아프다는 말 한번 한 적 없고 앓음소리 한번 들려준적 없이 그 심한 아픔을 가슴속에 잠재우고 삼키고 말없이 묵묵히 참고만 살아오셨다...

엄마의 손을 떠올리노라면 가슴이 미여지게 아파온다. 이 세상이 다하고 하늘땅이 다하여도 엄마의 손에 대한 보답은 영원히 다할수 없음에 마음이 저려난다.

그래서 엄마의 손이야말로 세상에서 가장 위대하고 거룩하고 아름다운 손이며 엄마의 손이야말로 세상에 둘도 없는 보배롭고 근면하고 견강하고 사랑이 넘치는 아름다운 손이라고 말하고 싶다. 엄마가 정말 고생 많았다고, 이젠 부디 복 받으시라고 축복 보내고 싶고 엄마를 한없이 사랑한다는 내 마음 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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