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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 꿈 (외 10수) - 허경수

2021-12-12 15:10:10



주인이 버린 흙만 있는 화분에서

풀들이 씩씩하게 자라고 있다

씨앗이 바람에 실려와 떨어졌는지

흙들이 잠든 사이

새들이 몰래 물어왔는지

뿌리를 깊숙히 내렸다


비록 물을 주는 놈도 없고

거들떠보는 놈도 없건만

하늘을 향하여 맑게 웃는다

바람과 정담을 나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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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개질


나 어린 시절에

아버지가 뜨개질을 잘하심을 비밀에 붙혔다

왜?

부끄러워서

그러나

지금은 아버지의 솜씨가 그리워진다


나 개구쟁이 시절부터

아버지는 나에게 장갑, 양말, 내복을 뜨개질로 지어주셨다


그땐 나 이상하게 생각했는데

지금 뒤늦게나마

느끼고 있다

아버지의 애면글면한 사랑을


지금 고급 내복을 수없이 갈아입고 있지만

실 한오리 한오리로

밤을 지새우며

내 속옷을 지으시던

아버지의 모습이

해살마냥 내 온 몸과 마음을 어루만지고 있는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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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부


암흑 속에서

밝은 꿈을 품고

끈질기게 살아 왔다

천신만고 괴롬 받으며

분신쇄골되여

열대에서 혹사당하고

칼의 육박을 용케 참아

식탁에 올라 담담한 미소를 머금었구나


어찌 보면

자식들에게

젖을 주고 기름을 주고 모든 것을 주고도

더 주지 못해

고민하는 엄마의 자상스러운 모습인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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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예의 매력


룡이 구름 속을 날으는가

학이 춤 추는가

미인송이 하늘을 찌르는가

백두산이 우뚝 치솟았는가


나는 천자만홍이 무르녹는

화원에서

한마리의 꿀벌로 되여

날면서 취한다

취중에 목청껏 노래를 부른다


나 불현듯

태산이 되는 듯

하얀 구름이 되는 듯

사슴을 타고 호랑이를 쫓는 듯




작은 것들

큰 것들

모난 것들

둥근 것들

옹기종기 모여 조용히 묵상에 잠겼네


비가 내리면 함께 샤워하고

눈이 내리면 같이 꽃너울 쓰고

하냥 미소를 머금은 모습


지나가던 바람이

살며시 딱친구들을 덮어주며

달콤한 미소를 짓누나



‘갑부’ 찬가


새벽에 문을 나서면

신선한 공기 소리치며 들어온다

낮에는

태양이 나와 련정을 나눈다

밤에는

달이 나와 밀회한다


산책길에서

맑은 이슬 나에게 미소를 날린다

뭇새들 나에게 아름다운 음악을 들려준다


나무잎이 내 어깨에 살짝 내려앉아 정담을 속삭인다


하늘의 뭇별들

나와 령인으로 사귀자며

앞다투어 추파를 보낸다


땅 하늘 우주 모두 나의 딱 친구!

나와 겨루어보려는 용기있는 갑부들

어서 나와 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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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옛날에 마셨을 때

가슴 뻐근히 시원했고

지금 마셔도 상쾌한 맛

래일 마셔도 꿀맛이려니


낡아도

내 처음 보면 새책

검은 머리

허연 머리

비춰주는 거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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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


너의 미소앞에서

련꽃은 락엽이 되여 구슬프게 운다

너의 울음소리에 학이 부끄러워 입을 다문다


네 앞에서

금덩이가 흙덩이마냥 부서진다

네 앞에서 태양이 웃고

달이 춤 춘다


소금


룡궁에서 룡왕의 총애를 받던 백설공주

천신만고를 겪으며

인간 세상에 시집왔네


고달픈 시집살이에서

하냥 담담한 미소

하얀 모습

하얀 마음

하얀 얼이

하얗게 숨 쉰다



복도에 들어와서

갈팡질팡

오전에 들와서 한참 이리저리 날아다니며 출구를 찾는다


나 창문을 모두 활짝 열어놓았다


그러나

이튿날에도 복도안에서

맴돌아치며 날아다닌다


출구를 찾지 못 했느냐?

집안이 좋아서냐?


다면수


무엇을 너무 진솔하게 말하고

명랑하게 웃을 때

귀여운 딸애의 웃음소리가

귀전을 간지럽히는 듯


나 출장길에서 돌아올 때

역전앞에 서있는 당신

내 어릴 때

마중 나와 환히 웃으며

날 바라보던

누나의 자상스러운

모습이 비껴오는 듯


애들의 남긴 음식을 말없이 맛있게 먹는 당신을 볼 때

검박하게 살림을 꾸려가시는

엄마의 후더운 모습이 보이는 듯


비록 수수한 인물에

무식하지만

나에게는

생활의 영양사

밤길의 등불

새 힘을 주는 봄 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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