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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7월의 소망- 손봉금

2021-11-20 10:1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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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의 끝자락 어느 날 아파트공원 의자에 누워 평온한 하늘을 바라보았습니다. 살살 불어오는 훈풍에 행복이란 단어를 담아보았습니다. 물질문명, 글로벌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는 소중한 것들을 잊고 살아가는 것 갔습니다. 늘 함께하는 행복을 뒤로 한채 앞만 보고 달리기도 하지요.

“모든 것을 잃었을 때 비로소 그 소중함을 알 수 있다”는 말이 생각납니다. 부족함을 모르는 일상에서 나의 꿈은 늘 거창하기만 합니다. 하지만 나에게 남은 7월에는 아주 소박하고 평범하고 작은 소망이 생겼습니다. 오행의 륜리를 감사함과 파란 잔디밭에 누워서 푸르른 하늘에 떠도는 흰 구름을 바라보는 그러한 소망입니다. 나에게 7월은 아주 잔인하지만 얻은 것 또한 너무 많은 달입니다. 소망까지 생겼으니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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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치 않는 괴질 코로나19 사태로 우리의 귀향길은 너무도 많이 멀어졌습니다. 인천공항에서부터 힘든 귀향길이라 생각되였지만 그래도 엄마 생각에 마음은 설레고 있었습니다. 기내에서 푸른 바다와 푸른 하늘에 수놓으며 밀려다니는 구름에 행복한 미소까지 지어보았습니다. 행복한 미소는 기내에서 끝이였습니다. 비행기에서 내릴 때부터 나의 인신자유는 사라졌습니다. 코로나 검사를 수없이 하고 28일의 격리가 시작되였습니다.

행고의 날들이 왔습니다. 그동안 살면서 날개 돋친 듯한 자유로움을 정말로 까맣게 잊고 살았습니다. 아니, 잊은 것이 아니라 전혀 몰랐던 것이겠죠. 대서양의 갈매기가 선원들에게 잡히면 배우에 그냥 놓아도 날지 못한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나의 신세가 선원에게 잡힌 갈매기가 된 것 같았습니다. 동행하는 바로 옆방의 사람들과의 대화마저 잃었습니다. 대화할 엄두도 내지 못했습니다. 행동은 하지 못하지만 말은 얼마든지 할 수 있는데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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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리 중 호텔 문만 열면 경보음이 울려서 출입문을 열 수 있는 자유마저 없었습니다. 코로나 때문에 엄격한 격리과정을 거치는 것이 마땅한 일이라고 생각했지만 그래도 심각한 단속이 나를 괴롭게 하였습니다. 말만 듣기 좋은 호텔이였습니다. 호텔 창문으로 볼 수 있는 풍경이라곤 3미터도 되지 않는 옆 건물의 낡고 이끼가 가득한 벽뿐이었습니다. 그 이끼마저 아름다운 풍경으로 보였습니다. 답답할 때마다 이끼에 빠져보군 했습니다. 덕분에 이끼에도 잎이 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찌는 무더위에 에어컨은커녕 선풍기도 없이 그냥 견뎌야만 했습니다. 가끔은 숨이 잘 나오지 않는 기분이였습니다. 더욱 힘든 것은 평소에 입이 짧은 나는 하루동안 먹을 것이라고는 없었습니다. 다행이도 한국을 떠나면서 챙겨온 마른 반찬이 있었습니다. 나름대로 혼자만의 시간을 잘 리용하고자 시간표도 작성해 놓았지만 계획대로 되지 않았습니다. 공부하고 있는 교과서며 시집이며 소설책을 잘 챙겨왔지만 집중해서 공부도 독서도 할 수 없었습니다. 아무 생각없이 멍하니 앉았다가 영상통화로만 시간을 보냈습니다. 지루하고 힘들었지만 시간은 어김없이 흘러갔습니다.

28일의 격리가 끝나고 7월의 끝자락에 놓여진 나한테 '자유'라는 선물이 ‘짠-’하고 나타났습니다. 세상의 모든 것을 가진 듯 행복했고 아름다왔습니다. 아침 일찍 일어나 아파트 정원에서 마음껏 들이마시는 공기를 페부로 느껴보았습니다. 일찍이 깨여난 코스모스도 아침인사에 여념이 없었습니다. 코스모스 한송이 잡고 허리 굽혀 입맞춤도 해보았습니다. 지금까지 내가 붙잡지 못했던 소중함과 행복을 만끽해보았습니다. 너무도 행복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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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날 일상에서 하찮았던 일들이 소중한 풍경이 되여 나의 입가에 미소로 번져갔습니다. 쉼없이 빠른 생활절주에 맞추기보다 가끔씩은 삶의 시간 속에 쉼표를 찍는 것도 좋은 것 같습니다. 혜민 스님은 "지혜란 굳이 무엇을 많이 해서 쟁취하는 것이 아니고 오히려 편안한 멈춤 속에서 자연스럽게 드러나는 간단한 진리가 바로 삶의 지혜"라고 했습니다.

빼앗긴 7월의 시간 속에서 나만의 행복할 수 있는 삶의 지혜를 찾았습니다. 공원에 누운 채 시간속의 주인공이 되여서 행복에 취해 있다보니 어느새 하늘이 뿜어낸 입김은 온데간데 사라지고 해살이 웃으면서 나에게 다가왔습니다. 저 멀리 바람에 요술을 피워대는 백양나무도 나에게 말해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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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존재하는 그 자체가 행복이다”라고…

나도 7월의 작은 소망을 바람에 실려 보냅니다.

“세상의 모든 것을 사랑하고 행복해 질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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